퇴직 후의 생활/여행과 사진

비로암, 극락암, 서운암(2022년 4월 28일)

물배(mulbae) 2022. 5. 16. 12:23

  부처님 오신 날(5월 8일)을 앞두고 절에는 봉축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사찰의 당우(건축물, 법당과 전각 등)을 촬영하기 위하여 통도사를 찾았다. 항상 그랬듯이 신평에서 내려 지산리행 마을버스(11:20, 매시 20분 출발)를 타서 지산마을 종점에 내랴 축서암 등산로 들머리에서 축서암 삼거리 못가 왼쪽 산길로 가니 예전에 쑥과 제피 잎을 따던 곳이 나와 부드러운 제피 잎을 조금 따서 가방에 넣고 비로암 쪽으로 가는 길을 찾아 비로암에 갔다. 석탄일이 다가와서 그런지 법당의 문이 활짝 열려있어 주존불인 비로자나불을 찍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비로암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어제 내린 비로 계곡의 물이 많아 비로폭포(통도8경)의 경관을 볼 수 있었다. 멀리 영축산을 배경으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비로암전경을 찍고 극락암으로 갔다.  극락암으로 가는 도로 옆에 서 있는 뱀 껍질(금 빛 鐵甲을 두른)같은 금강송 줄기를 촬영하고 극락암으로 갔다.

 비로암의 여시문과 더불어 극락암의 여여문을 바라보면서 如如와 如是가 어떻게 다를까를 생각하면 항상 연상되는 비틀즈의 '렛잇 비(내삐 도 : 내버려 둬)' 가사가 생각난다. 극락암은 암자라기보다 사찰에 가까운 아주 큰 절이라 당우도 다양하다. 本堂을 비롯하여 연수당, 정수보각, 조사각, 수세전, 영월루, 삼소굴, 독성각까지 당우는 물론 극락영지와 홍교(통도8경), 그 너머로 보이는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영축능선을 배경으로 가까이에는 아름드리 적송 숲과 푸르른 대나무 숲이 울타리처럼 암자를 둘러싼 극락암은 언제 보아도 절경이다. 특히 오늘 같이 청명하고 온 산이 연녹색 신록으로 뒤덮힌 늦은 봄날의 풍경은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풍경이다. 때가 조금 늦어 삼소굴 뜰에 있는 산수유꽃과 수세전 앞 홍매는 이미 진지 오래지만, 삼소굴 앞 담장 밑에 있는 할미꽃은 꽃잎은 떨어지고 은빛 수염만 휘날리고 있다. 그러나 조사각 앞 뜰에는 연산홍이 너무 붉고 요염하게 피어 있어 눈을 즐겁게 했다. 극락암에서 나와 아직도 피어 있을 금낭화를 보기 위해 서운암으로 갔다.

 서운암의 봄꽃을 구경하지 않고 봄을 보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싫은 일이다. 온 산을 뒤덮고 있는 금낭화, 장독대 옆에 서있는 분재라기는 너무 큰 모과나무, 그 둘레에 피어 있는 금낭화와 할미꽃, 지금 한창 만개한 흰 쌀밥 같은 이팝나무(立夏木)꽃, 여러가지 색깔이 섞여있는 골담초꽃, 뭉실뭉실 부처머리 같은 불두화와 함께 피어 황금색이 더욱 대비되는 황매화 등 등. 서운암의 봄은 꽃 잔치로 난리 났다. 이래서 서운암의 봄은 시화전과 사진전이 매년 열리는 곳인가 보다. 서운암을 둘러보고 통도사 본당으로 갔다. 통도사는 봉축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불보사찰인 불지종가 국지대찰이라는 통도사의 당우(전각)를 다 찾아 찍는다는 것은 무리이지만 특히 오늘 같이 봉축등이 온 사찰 전체를 뒤덮고 있어 등을 피해 법당을 찍기가 힘들었다. 대웅전, 응진전, 구룡지, 대광명전, 용화전, 관음전, 세존비각, 봉발탑, 영산전, 약사전, 극락보전, 천왕문, 일주문 등을 대충 찍고 오늘을 마무리했다. 당우(사찰의 전각)에 대해서는 다음에 올리고 이 번에는 경치와 꽃을 중심으로 블로그에 올린다.   

  여시문

비로암

 

극락암

보리가 익어가고 있다

서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