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길따라(산과 들, 해파랑길)

나 홀로 걷다. YOLO 갈맷길(2023년 2월 23일)

물배(mulbae) 2023. 3. 15. 19:20

나 홀로 걷다. 욜로 갈맷길 2코스(2023225)

 

 부산일보에 욜로 걷자. YOLO 갈맷길기사를 보고 마음이 하여 욜로 갈맷길 2코스 시크릿 커피로드’(기장군청 - 송정, 16km)를 걷기로 하였다. 이 길은 매년 새해일출 때마다 걸었던 길이라서 송정에서 죽성까지의 길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기장역에서 봉대산을 넘는 등산길과 월전에서 봉대산 숲길을 따라 대변까지 가는 길은 이번이 처음이라 꼭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했다.

 YOLO 갈맷길이란 인생은 한번뿐이니 즐기면서 살자(You Only Live Once)’란 뜻과 욜로(요리로의 준말)’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造語로 기존의 갈맷길 중에서 테마가 있는 10개의 구간을 정리하여 부산시가 걷기 좋은 길로 홍보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걷는 내내 무리지어 걷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혼자서 욜로 걷기를 즐기고 있지만----

 동해선 교대역에서 승차(10:27)하여 기장역에서 하차(10:57)하여 2번 출구로 나와 우신네오빌 아파트 106동 옆 봉대산 숲길을 따라 봉대산 정상(229,4m)에 갔다가 남산봉수대(봉수대는 없고 바위만 있다) 바위에서 바라 본 展望은 가히 感歎스러웠다. 뒤쪽으로는 달음산과 일광산등의 능선이 보이고 앞에는 들판 너머로 탁 트인 푸른 동해바다 해안선이 바로 코밑으로 보이고 멀리는 힐튼 호텔까지도 보여 옛날에 봉수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실감했다.

 봉수대를 보고 죽성리 쪽으로 내려가니 숲길이 끝나는 곳에 죽성초등학교에서 월전리로 가는 도로가 나와 도로를 따라 해파랑길 이정표를 따라가니 죽성리 왜성이 나왔다. 몇 년 전에 왔을 때 성에 올라갔던 기억이 있어 계단을 올라가보니 계단이 끝나는 곳에 사유지라서 그런지 철조망으로 막혀있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어 포기하고 다시 내려와 죽성리 해송을 보고 황학대로 갔다.

 부산의 곰솔(해송)의 표본처럼 되어 있는 이 나무는 멀리서 보면 한 그루 같아도 가까이서 보면 다섯 그루가 모여 마치 거대한 한 그루의 나무처럼 보여 그 위용을 뽐내고 있으며 나무줄기 사이에 작은 당집이 있고 수령은 400년이며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부산대 기숙사 진리관에서 금정산 삼밭골 약수터로 가는 길 옆에 서 있는 해송을 설명하는 팻말에 이 죽성리 해송 사진(지금은 낡아 희미함)이 붙어있는 것을 볼 때마다 이 나무가 왜 유명한지를 생각하게 한다. 아무에게나 설명해 줄 수도 없는 나만의 생각이지만----

 멀리서 보면 누런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서 황학대라고 이름 지어진 이곳에 올라가니(여러 번 지나쳤지만 올라오기는 이번이 처음) 기장에서 6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것을 기리기 위한 고산 윤선도의 동상과 닭의 노래()’라는 詩碑가 새겨진 석물을 볼 수가 있었다. 황학대에서 내려와 드림세트장까지는 관광객을 위해 도로 옆 해안을 따라 새로 만든 탐방로를 걸어가면서 보는 바다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운 길이었다. 오늘따라 바람이 세게 불어 파도에 부딪쳐 물보라를 일으키는 작은 바위섬들을 바라보고 出寫하는 행운도 얻었다.

 새로 단장한 드림세트장은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겨우 몇 컷 사진을 찍고 월전리 쪽으로 걸어갔다. 풍어제가 열렸다는 두모포를 지나 거북바위(송도 거북섬 동굴 속에 이 바위 사진이 있다)도 사진 찍고 군데군데 새로 만든 조형물들을 보며 해안 길을 따라 월전으로 갔다. 신문에서 설명한대로 월전마을회관 지나 동오집 왼쪽 갈맷길 이정표를 따라 봉대산등산로를 따라 대변항까지 가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월전에서 대변항으로 가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길은 도로가 좁아 오고 가는 자동차 때문에 무척 고생한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인적도 드문 호젓한 이런 산길을 가르쳐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걸었다.

 산길로 40분쯤 걸으니 대변항이 나왔고, 점심을 굶은 늦은 시간이라 배가 고파 예전에 갔던 전복죽이 생각나 대변어촌계해녀특산물판매장을 찾았다. 전에 갔던 집에 갔더니 1인분은 팔지 않는다고 해서 돌아다니다가 1인분도 판다는 어느 집(14)에서 전복죽 한 그릇을 먹고 다시 대변, 죽도, 연화리를 거쳐 오시리아 해안산책로를 걸어 용왕단, 오랑대, 힐튼호텔, 동암마을(17:30), 용궁사 입구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오늘 하루도 욜로 시간, 28,300.

 

우신네오빌 아파트 106동 뒤 봉대산등산로(갈맷길) 들머리

봉대산(기장 남산 봉수대)

기장 죽성리 해송

황학대 고산 윤선도 동상과 시비(닭의 노래)

바위섬들

죽성리 드림세트장

두모포

거북바위

월전에서 봉대산 산길을 넘어 오면 만나는 대변항 날머리 

대변어촌계해녀특산물판매장 14번 집 전복죽

연화리 죽도(기장8경)

오시리아 산책로

대변항

용왕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