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투어(2022년 6월 25일)
불암동 버스정류소에서 137번 버스를 타서 연지공원 정류소에서 내려 연지공원으로 갔다. 오랜만에 오는 연지공원, 야경은 아니지만 분수는 간헐적으로 물을 뿜고, 물위의 수련은 수줍은 꽃을 피우고 오리도 한가롭다. 2000년 전,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과 금관가야왕 김수로의 국제결혼 인연을 강조하기 위해 2019년에 세웠다는 인도의 정신적인 지도자 마하트라 간디(1869-1948)동상에는 “There is no path to peace. Peace is path.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라고 새겨져 있다. 간디 동상을 보며 부산 홍법사 경내 세워져 있는 간디 흉상(평화와 비폭력 상징, 한-인도 외교수립 41주년 부산인도문화원 개원 기념)이 문득 떠올랐다. 또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한 김해유림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7년 건립한 한국유림독립운동파리장서비의 건립취지를 읽어보고, 그 옆의 조각조형물도 둘러보며 공원 한 바퀴를 돌고 김해박물관으로 갔다.
어린이들을 제외하고는 관람객도 별로 없는 박물관,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박물관을 둘러본다. 여느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고만고만한 유물과 토기, 예전에는 가야무덤을 구경했다고 기억하는데 지금은 출입금지란다. 옛날에는 알고 있었으나 지금은 잊어버린 변한 12국 6가야에 대한 설명을 보며 내가 다녔던 고분군이 생각나서 간단히 정리한다. 1. 금관가야 : 서기 42년 시조 수로왕이 건립(삼국유사), 풍부한 鐵을 바탕으로 3-4세기 대가야연맹 주도, 신라에 투항(532년), 왕릉은 김해 봉황대유적, 왕묘는 김해 대성동유적. 2. 대가야 : 시조 伊珍阿豉王으로부터 도설지왕까지 16대 520년, 금관가야가 고구려에 타격(400년)을 입은 후 대가야세력 주도, 전북과 섬진강까지 세력을 확장하였지만 신라에 멸망(562년), 유적은 고령 주산성과 그 아래 왕궁터, 왕묘, 지산리고분군이 있다. 3. 아라가야 : 安雅國이라고도 하며, 함안의 정치집단에서 성장한 나라로서 대가야와 함께 5-6세기 대가야 주도세력, 유적은 왕묘로 추정되는 함안 말이산고분군, 토기는 불꽃무늬 굽구멍을 가진 굽다리접시와 말갑옷, 고리자루 큰칼이며 아라가야는 남강 연안의 의령, 진주지역까지 영향을 미침. 4. 소가야 : 소가야는 고성과 사천지역에 위치하며 남해안 해상무역권을 바탕으로 영산강유역, 일본과 활발하게 교류함. 대표적인 유적은 고성 송학동 내산리, 율대리고분군 등. 5, 非火加耶 : 비화가야는 比斯伐 세력이 발전한 나라로 比自火라고도 하며, 낙동강 동쪽의 창녕에 위치한 까닭에 다른 나라보다 빨리 신라에 영향을 받음. 창녕 교동, 계성유적에서 돌터널무덤, 돌방무덤이 있으며 특히 교동 12호 무덤은 경주지역에서 유명한 돌무지덧널무덤이고, 창녕 여초리 가마터에서는 전형적인 가야토기가 출토되었음.
박물관을 나와 산책로를 따라 구지봉을 올랐다. 日帝가 머리와 몸통을 도로로 끊어 놓은 것을 터널로 이어 공원으로 조성한 거북의 머리 龜旨峰 정상에 있는 구지봉 고인돌(상석에 새겨진 龜旨峰石이라는 글씨는 한석봉의 글씨로 전해진다)을 보고 내려와 龜旨門을 거쳐 수로왕비릉으로 갔다.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로 태어나 16세 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금관가야의 시조 구로왕의 아내가 되었다는 허황옥의 무덤인 수로왕비릉과 바다를 건너 가락국에 올 때 싣고 왔다는 婆娑石塔을 보고 불모산 용지봉 등산 하산 때 들른 장유화상부도비가 있는 장유사, 수로왕의 일곱 아들이 성불했다는 지리산 칠불사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하동 칠불사에는 溫突로 유명한 亞字房도 있었지. 언제 또 한 번 다시 갈 기회가 있으려나.
왕비릉에서 나와 수로왕릉으로 갔다. “서기 42년에 구지봉에서 誕降하여 駕洛國(金官伽倻)을 세운 수로왕의 묘역으로서∼∼ ”로 된 수로왕릉 안내판을 읽으며 이곳을 찾을 때마다 느낀 점은 시내 한가운데 평지에 있으면서도 다른 어떤 왕릉보다 陵域의 규모와 크기가 넓고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과 내가 김해에 살고 있던 옛날에는 한 번도 와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버랩 된다. 젊은 시절 그 때는 지금처럼 여유가 없었을 뿐더러 아예 관심도 없었고 지금과 같이 여가를 즐기는 문화도 없던 시절이었다고 변명도 해보지만 역시 메마른 삶을 살았다는 것은 旣定 事實임이랴. 수로왕릉에서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또 한 가지 名物, 담벼락을 타고 담장을 넘어 수줍은 듯 우아하게 피어있는 양반 꽃 능소화를 出寫하고 왕릉을 나선다.
연지공원
파리장서독립운동기념비
간디동상
구지봉 고인돌
수로왕비릉
파샤석탑
수로왕릉
수로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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