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여행과 사진

2박 3일 추억여행(2023년 8월 29일-31일)-1

물배(mulbae) 2023. 9. 4. 23:07

23일 추억여행(2023820-31)

 

 8월 말인데도 늦더위에 장마철이다. 고등학교 동기친구 장정호가 47년을 살아온 부산을 떠나 서울로 이사를 간단다. 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고 했는데 去者必返은 아직은 모르겠고 일단 會者定離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어울려 여행을 함께하곤 했던 4명이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23일간의 추억여행을 남해안쪽으로 가기로 했다.

 제1: 10시 당리역 3번 출구에서 만나 장정호 승용차로 비가내리는 남해고속도로

순천에 도착하니 1230, 마중 나온 순천댁의 안내로 참살이촌 식당에서 굴비정식으로 점심을 얻어먹고 순천관광에 나섰다.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만 국가정원 남문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후 남문으로 들어가 꿈의 다리를 지나서 관람열차 승차장에서 관람차를 타고 다양한 나라의 특색있는 세계정원을 한 바퀴(중간에 내려 식물원도 보고) 돈 후 순천만 습지로 갔다. 걷기 싫어하는 친구들은 중간에 앉아 기다리게 하고 갈대습지를 돌아보고 숙소(하동 쌍계사 켄싱턴 리조트)로 가는 도중 구례IC로 빠져나와서 국도로 가려고 하다가 마음이 변해 여기까지 온 김에 가까이 있는 화엄사에 가기로 했다.

 지리산 노고단을 가는 길목에 있는 화엄사는 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로 각황전, 사사자 삼층석탑, 각황전 앞 석등 등 국보와 보물이 많은 유서 깊은 천년고찰로서 한번 와서 보면 매력이 넘치는 절로서 들르기를 참 잘했다고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다. 몇 년전에 와 본 봄의 화엄사, 꽃이 너무 붉어 흑 매화라고도 불리는 화엄사홍매화(천연기념물 485)가 피는 그때의 화엄사도 좋았지만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 폭우로 불어난 폭포처럼 쏟아지는 계곡물 소리 요란하고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듯한 안개 낀 여름의 어스름 저녁 화엄사의 풍경도 몽환적으로 아름다웠다. 화엄사를 보고 나니 날은 저물고 비도 간간이 내리는데 좁은 국도를 따라 쌍계사 입구에 있는 숙소로 가는 길은 아주 멀게 느껴졌다. 늦은 시간 숙소에 도착하여 여정을 풀고 오는 도중에 사가지고 온 맥주와 소주와 컵라면을 먹으면서 잡담하다가 취침했다.

 제2: 밤사이 호우경보가 내릴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창문을 여니 화개천은 흙탕물로 범람 직전이고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으나 그래도 계획대로 쌍계사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오는 쌍계사는 옛 모습 그대로인데 밤사이 내린 폭우로 불일폭포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폭포같이 쏟아진다. 쌍계사를 대충 보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쌍계사를 왕복하는 동안 옷이 젖어 옷을 갈아입고 리조트 뷔페식 아침식사 후 옛날 추억의 의신마을(옛날 염소고기와 밤새 고로쇠 물을 먹었던 민박집 등 여러 가지 추억이 많이 있는 곳)을 거쳐 여수로 갔다. 여수로 가는 도중 하동 불암사에 들러 섬진강과 하동을 조망하고 광양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이순신교를 넘어 묘도에 있는 이순신교 전망대에 올라가 광양만과 이순신교를 조망하고 향일암으로 갔다. 화재로 불타기 전에 이곳에 왔던 옛날 기억을 되살려 봐도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지 향일암은 많이 낯설었으며 옛날에 오르기 힘들었던 오르막길도 입구까지 차로 올라와서 비교적 수월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올라와서 보니 왜 이곳이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처(낙산사의 홍련암,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와와 함께) 중 하나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날씨가 맑으면 저쪽 바다 건너 남해 금산 보리암도 보인다니 역시 향일암은 向日庵이다.

 되돌아오는 길은 갈 때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오는 길목에 있는 여수해상케이블카 승강장에 들러 케이블카는 타지 않고 전망대에서 여수 시내를 眺望하고 보수공사 중인 진남관을 거쳐 광양에 와서 광양3대소불고기집에서 소불고기로 저녁을 먹고 숙소로 왔다.

 제3: 아침에 일어나 인근에 있는 쌍계사 차 시배지를 산책한 후 어제와 같이 리조트 식당에서 早食 후 곤양IC를 나와 사천 옛날 직원연수 때 한번 왔던 곳인 사천 다솔사로 갔다. 만해 한용운 스님이 12년간 은거하였다는 다솔사에서 소설가 김동리가 머물며 소설등신불을 썼다는 안심료(친형인 김범부와 한용운, 최범술 셋이서 소신공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소설 등신불을 썼다고 함), 본당인 적멸보궁 등을 둘러보고 곤양으로 갔다. 강국상 동기의 고향이자 조부, 부모의 묘소를 참배하고 곤양을 거쳐 진주 촉석루로 갔다. 오랜만에 오는 진주, 북장대, 쌍충각, 촉석루(의암은 물에 잠겨 보지 못함) 등 진주성공원을 한바퀴 산책하고 진양호로 갔다. 이 모든 곳들은 적어도 수십 년 만에 다시 오는 추억의 여행지로서 이번 여행은 한마디로 추억여행이었다.

 마지막으로 둔치도 竹田家 식당에서 메기매운탕으로 추억여행 끝.

밑반찬이 깔끔한 참살이촌 굴비정식

보리굴비정식

순천만국가정원

관람열차를 타고 둘러보는세계정원

네덜란드정원

스페인 알람브라궁전

극락조꽃

꿈의 다리

슨천만 습지

구례 화엄사

화엄사 각황전, 석등(국보)

사 사자탑(국보)

쌍계사 켄싱턴 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