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돌풀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한 계곡 탐방(함양 상림, 화림-용추계곡, 지리산 둘레 길)

물배(mulbae) 2010. 8. 25. 07:01

 걷고 싶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길은 혼자서 걸어도 좋고, 친구와 함께 걸어도 좋다. 그러나 요즈음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여행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걷고 싶은 길이 있어도 차를 타고 그냥 스쳐 지나 갈 뿐, 옛날 사람들과 같이 주위의 풍광도 즐기면서 여유롭게 길을 걷어 본다는 것은 쉽게 하기 힘든 일이다. 길 또한 그러하다. 요즈음은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운치있는 옛 길은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시골 길은 차동차를 위한 길로 바뀌어져 차도만 있고 인도가 없으며, 간혹 인도가 있더라도 시멘트나 아스콘으로 포장되어 있어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 자체가 고역일 때가 많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옛 날 길이라는 것도 그렇다. 길이 원래 처음부터 생긴 것이 아니라, 아무리 멀어도 걸어 다니는 것이 교통수단의 전부였던 그 시대에는 사람들이 가장 편한 길을 택해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다녔기 때문에 길이 생긴 것이리라. 지름길이 그렇고, 들 길이 그렇고, 산 길 또한 그러하다. 다만 산 길은 산짐승이 즐겨다닌 길을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다 생긴 것이 아닐까? 등산을 하다보면 "이 등산로가 왜 생겼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사람들이 많이 다녔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때가 많다.

 그러나 요즈음은 지자체에서 자기 지방을 홍보하기 위해 지방마다 무슨 무슨 웰빙 로드다해서 수많은 길을 새로 내는(물론 옛날 길을 보수했겠지만) 바람에 옛날 오솔 길의 정취가 많이 사라졌다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 걷고 싶은 길이 더러 있다. 가까이는 부산의 수많은 웰빙 로드를 비롯하여 멀리는 지리산 숲 길이 그렇고, 옛날 도적을 피해 60명이 모여야 넘을 수 있었다는 60령 길, 새로 정비한 화림계곡 탐방 길, 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용추계곡의 숲 길 등 등.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길도 많이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아무래도 걷고 싶은 길을 걸을 수가 없다. 자동차를 주차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자기 마음대로 코스를 택할 수도 없다. 그래서 친구 돌풀과 의기투합하여 1박 2일 동안(2010.8.18-19)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평소에 가고 싶었던 함양 근교, 화림계곡, 용추계곡, 지리산 숲 길 등을 걸어 보기로 했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함양 가는 직통 고속버스(요금이 올라 10,500원, 진주를 거쳐서 가는 일반 고속은 요금이 13,800원이다)를 타고 함양에 내려, 안의를 거쳐 서상 가는 시내버스(지리산고속)를 타고 봉전마을에 내려 거림정과 영귀정을 보고 봉전교를 지나 화림계곡 탐방 길을 걸었다. 처음 계획은 거연정에서 농월정까지 6km, 농월정에서 안의까지 4km를 걸을 계획이었으나 폭우로 개울물이 불어 동호정까지 밖에 걸을 수가 없었다. 동호정에서 버스로 안의에 와서 안의 할매 갈비탕 집에서 점심을 먹고, 용추사 가는 버스를 이용하여 용추계곡을 갔다. 용추사와 용추폭포를 보고 다시 안의로 와서 광풍루와 연암박지연의 사적비가 있는 안의초등학교, 지방 사적으로 되어 있는 윤씨 고가(허삼둘 가옥)을 둘러보고 다시 함양으로 와서 지리산 둘레 길을 가기 위해 인월행 버스를 타고 인월에 내려 구 인월교 앞 두꺼비집에서 어탕국수로 저녁을 먹고 그 집 주인이 소개해 주는 남원 달 오름마을 마당너른집에서 민박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했다.

 19일 일찍(7시) 아침을 먹고, 인월-금계 구간(19.3km) 지리산 둘레길 중 인월-장항마을(7.8km)를 걷고, 장항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국보 10호 삼층석탑이 있는 백장암을 들러 사진을 찍고, 다시 함양행 버스를 타고 향양에 내려 햠양 상림을 갔다. 상림 연 못의 연꽃 사진을 찍은 뒤, 시내로 나오는 길에 함양면 사무소 뒤편에 있는 조샌집이라는 곳에서 어탕국수로 점심을 먹은 뒤 함양 학사루와 함양초등학교에 있는 500년 된 팽나무 노거수를 구경하고 부산행 고속 직통 버스로 부산에 오는 것으로 1박 2일의 여행은 끝이 났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함양 8경 : 제1경(상림 사계), 제2경(금대 지리), 제3경(용추 비경), 제4경(화림 풍류), 제5경(칠선 시류), 제6경(서암 석불), 제7경(덕유 운해), 제8경(계란 철쭉) - 제1경과 3경, 4경(제5경은 6월 25일 백무동 1박2일 때 다시 올리겠다) 

 서상행 버스에서

 화림계곡 탐방 길이 시작되는 봉전마을

 

 거연정

 

 

 군자정

 

 

 화림계곡 탐방 길

 

 영귀정

 

 

 대항마을 쪽으로 고속도로 옆 길로 가면 ㄷ된다

 길 옆의 수수 밭 

 

개울 건너에서 본 동호정

 계곡에 물이 많아 되돌아 나오면서(사과 밭에 있는 허수아비가 바람에 펄럭이고) 

 동호정의 기둥과 계단은 도끼로 찍어 다듬은 듯 거칠고 투박하다

 동호정 앞에 있는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너른 바위, 차일암(물이 빠지면 건널 수 있다)

 

 용추 계곡 입구에 있는 덕유산 장태사터( 일주문만 남아 있다) 

 용추 계곡

 

 용추 폭포(같은 이름의 폭포가 많다)

 

 용추사

 

 

 

 

 

 용추 계곡은 황적산과 기백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계곡을 이룬다

 안의에 있는 갈비식당(원조에다가 할매까지)

 안의 광풍루

 안의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연암 사적비(연암이 안의 현감을 지냈기 때문에 안의에는 연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용추계곡 입구에는 커다란 연암 물레방아도 있다. 

 안의초등학교 뜰에 있는 오래된 향나무

 

 안의 광풍루

 광풍루 주변에 있는 상무좌우사접장 하경순 포선 불망비

 

 안의 금천리 윤씨 고가(지금은 불에 탄 채 방치되어 있음)

 

 

 남원시 인월면 구인월교 앞에 있는 어탕전문 두꺼비식당

 달 오름 마을(월평마을)

 달 오름마을은 농촌 체험 마을이라 잘 정비되어 있다

 땅거미가 지는 달 오름 마을

 

 지리산 숲 길(인월-금계 구간, 19.3km과 인월-운봉 구간 9.4km, 두 가지 길)

 지리산 숲 길로 들어서는 들머리가 멀다(여름의 뙤약 볕이 뜨겁다)

 

 구 인월 마을(여기에도 민박 집이 있다) 

 

 빨간 화살표는 금계 검정 화살표는 운봉

 무당이 되려면 반드시 굿당과 기도처를 거쳐야? 

 숲 길을 걸으며 

 지리산 반달곰 모양의 표지판이 이채롭다

 개울 물을 건너야 수성대(물이 불으면 건널 수 없다-되돌아 가는 방법 밖에)

 

 숲 길을 걸어가고 있는 돌풀

 

 

 

 장항마을(장항마을은 노루목이라고도 한다, 멀리 보이는 것이 일성콘도)

 

 

 

 국보 10호 삼층석탑이 있는 백장암

 백장암 가는 길목에 있는 조각공원의 돌 장석

 백장암 가는 길 옆 식당 담벼락에 피어 있는 부용화(돌풀은 접시꽃을 좋아한다)

 

 백장암 삼층석탑(국보 10호)와 석등(보물)

 

 함양 상림

 상림 입구에 있는 함양 척화비

 상림 연꽃 밭

 연꽃(수련)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줄은 미처 몰랐다 

 

 

 

 

 

 

 

 

 화려하던 연꽃 잎은 떨어지고 ㄷ대신 연밥(연과)이 영글어 간다-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리라

 

 출사를 하고 있는 돌풀

 

 

 함양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학사루(영남학파의 거두 김종직이 현감으로 부임하여 이곳에 걸린 유자광의 현판을 철거한 것이 1498년 무오사화의 원인이 되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적인 자그마한 원한이 역사적인 큰 사건을 불러 일으킨다)  

 함양초등학교에 있는 500여년이 된 팽나무 노거수

 

 조샌집(조 선생의 줄임말)에서 어탕국수로 점심 식사

 식당 주인 아주머니외 차세대 주인이 될 며느리

 

 이 번 여행의 구체적인 일정표

 

* 2010년 9월 18일

AM  07 : 00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 함양행 직통( 07:00  -17:00까지 2시간 간격)

AM  09 : 10  함양 도착

AM  09 : 30  안의-서상행 버스

AM  10 :10   봉전리 하차

AM  10 : 15  거연정, 군자정을 보고 봉전교를 지나 화림계곡 탐방

AM  11 : 20  영귀정

AM  11 : 50  동호정을 보고 안의행 버스 

PM  12 : 30  - 13 :15  안의 원조갈비집에서 점심 및 광풍루(자투리 시간 이용)  

PM  13 : 45  - 14 :30 용추사, 용추폭포

PM  14 : 50  - 15 : 30 안의초등학교, 연암사적비, 허삼둘 가옥, 광풍루

PM  16 : 40  -  17 : 30  함양에서 인월

PM  17 ; 50  -  19 : 00  식당 두꺼비집에서 저녁, 달오름 마을 마당너른집에서 민박

 

* 2010 년 8월 20일

 

AM  07 : 00   -  07 : 30 아침 식사

AM  07 : 40   -  10 : 10  지리산 둘레길, 장항 마을 도착

AM  10 : 10   -  11 : !0  백장암

AM  11 :  10  -  11 : 50  함양 도착

AM  11 :  50  -  14 : 00  함양 상림, 점심 (조샌집 어탕국수), 학사루, 노거수

PM  14 : 00   -  16 : 10   함양 -부산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