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여행과 사진

언양 원조 옛날곰탕 -소머리곰탕(2021년 7월 22일)

물배(mulbae) 2021. 7. 24. 18:35

 등억 영남알프스 캠핑장에 캠핑카로 피서여행을 온 서울 친구(고등학교 동창) 두 부부(이신근, 오기택)와 부산 친구 4명이서 언양에서 만나 원조 옛날곰탕집에서 소머리 국밥을 먹으며 옛날 이야기를 하였다. 졸업 후 56년, 동기 카페에서 가끔 筆談을 나눴으나 만남은 처음이지만 마치 오래도록 만난 사이처럼 친숙했다. 학교를 같이 다닌 同期同窓이라는 關係는 역시 끊을 수 없는 因緣으로 가슴에 남아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우리 시대의 가장 끊을 수 없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血緣, 地緣, 學緣이라는 세 가지 인연 중 지금은 두 가지는 없어지고 학연만 남아있다는 전 번에 만난 先輩의 말이 떠올랐다. 띠 동갑인 그 선배의 말을 빌리자면 血緣은 한 자녀 家庭이나 一人 가정으로 없어졌고, 地緣은 옆 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며 승강기속에서도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 아파트 住居文化때문에 없어진지 오래되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은 학연 밖에 없다는 역설적인 말이 떠올랐다.

 이 나이에 캠핑카를 몰고 전국을 누빌 수 있는 그 용기와 여유가 살짝 부러워도졌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어서 전국 산천을 누비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별로 호기심을 가질 일은 아니었다. 初行이라 다음 날 들를 영남알프스 간월재로 가는 길을 묻길래 네비게이션으로 신불산휴양림을 쳐서 가다가 휴양림에 들어가지 말고 직진을 하면 간월재휴게소가 나온다고 안내해 주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길을 간지가 몇 년이 돼서 현재 그 길을 갈 수 있는지가 의심은 간다만 휴양림은 개방되어 있을테니 아마도 갈 수는 있겠지.

 언양시장 원조 옛날 곰탕집(왜 할매를 상호에서 빠졌는지가 의문)에서 오후 6시에 만나기로 하고 노포동에서 오후 5시 언양행 시외버스를 타니 5시 35분 언양 도착, 시간이 남아 언양시장(2일 7일, 오일장)을 어슬렁거리다 별로 볼 것이 없어 새로 만든 邑城쪽으로 가니 내가 본 銅像 중 가장 큰 황소동상이 있었다. 안내판대로 콧구멍과 뿔과 무지하게 큰 음낭을 쓰다듬고 사진을 남기고 식당에 도착하니 모두들 국밥을 시켜 놓고 있었다. 이 집 소머리국밥을 특히 좋아하는 부산 친구(국상, 정호)와 사람 좋아하는 언양 친구(익환) 포함 4명은 금년에만 이 집에 들른 것이 벌써 네 번째가 된다. 국밥을 먹고 익환이 집(연양읍 향산리)에 가서 차를 얻어 먹고, 텻밭에서 가꾼 들깻잎과 가지를 얻어 구 언양터미널 앞에서 8시 40분 버스로 노포동에 왔다. 병환 중인 익환이의 쾌차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