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여행과 사진

경산 반곡지(2023년 3월 29일)

물배(mulbae) 2023. 4. 2. 21:31

경산 반곡지(2023329)

 

 예년과 달리 날씨가 더운 탓인지 금년에는 유달리 개화시기가 앞당겨져서 개나리, 진달래, 벚꽃과 복숭아꽃, 배꽃이 時差없이 한꺼번에 피어 온통 꽃 잔치다. 어제 작천정에서 벚꽃도 지지 않았는데 복숭아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고 복사꽃 出寫를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경산 반곡지로 가기로 하였다. 반곡지로 가는 대중교통편을 인터넷에 검색하니 경산역에서 내려 농협 앞 버스정류장에서 399번이나 남산 2번 버스를 타면 된다는 정보만으로 구포역(911분 열차, 시간 착오로 99분에 가까스로 표를 사서 허둥지둥 탐)에서 대전행 무궁화호를 타서 경산역에 도착(1018), 농협 앞 정류소에서 399번 버스 승차하여 技士에게 반곡 가는 방법을 물으니 친절한 技士아저씨 왈 자인 정류소에서 내려 반곡행 마을버스(남산 2)로 환승하면 된단다.

 자인 정류소에서 내려 버스 시간표를 알아보니 남산2번 버스가 1330분에 있었다. 남은 시간은 2시간여,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버스를 타고 오면서 본 자인 외곽에 넓게 펼쳐진 복숭아밭의 복사꽃을 出寫하기로하고 개울둑을 따라 들판으로 나왔다. 길옆의 어느 복숭아과수원에 들어가서 가까이에서 보니 꽃이 아직 만개하지도 않았고 꽃 색깔도 옅은 분홍색이라 마음에 들지 않아 과수원 여기저기를 배회하다가 어느 배 밭에 들러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배꽃을 찍고, 돌아 나와 어느 집 화단에 핀 겹 紅桃花도 찍고, 저수지에 겨우내 남아있는 마른 연꽃 줄기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옻닭 1인분 8천원)을 먹고 반곡지로 가는 남산2번 버스를 탔다.

 1903년 농업용수저수지로 조성된 경산시 남산면 반곡지는 못 둑에 200- 300년된 가지의 일부가 물에 잠겨 있는 아름드리 버드나무와 저수지 옆 복숭아밭에 심어진 몇 그루 복숭아 고목나무에 매달린 이맘때만 볼 수 있는 화려한 복사꽃(너무나 예술적으로 꾸불꾸불한 굵은 복숭아나무 가지와 물을 배경으로 가지에 매달린 분홍색 복사꽃)으로 유명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 ‘2013년 우리 마을 향토자원 BEST 30으로 선정된 아름다운 저수지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규모는 작지만 물에 잠긴 오래된 왕버드나무 가지와 물을 배경으로 구불구불한 가지에 매달린 몽환적으로 화려한 복사꽃은 주산지와 비교해도 하나도 遜色이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반곡지에서 자인까지 가는 남산2번 버스 출발시각은 1610,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저수지 뒤쪽 야산 숲길에서 산나물을 뜯는 아낙네들을 뒤로하고 천천히 정말 천천히 산길을 걸었다. 새로 수리한 카메라는 연습 삼아 사진을 찍었고, 스마트 폰은 카메라 사진과 비교하기 위해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으니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흘러 두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또 한 가지 희귀한 현상은 물 위에 뜬 나무 등걸에 줄지어 기어오르는 청거북(붉은귀거북) 무리를 보면서 放生의 불합리성과 생태계교란야생동물의 피해를 생각했다.

 지금같이 낮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꽃피는 춘삼월 호시절에는 대중교통을 잘만 이용하면 조금 먼 거리까지도 하루여행으로 충분히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여행지는 몇 년 전에 갔다 와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송림사로 정하고 자인 -송림, 송림 -자인 버스시간표를 저장했다.

 

 

 

반곡지의 초봄

고목 왕버들

청거북=붉은귀거북

자인면 들판에서

마른 연꽃이 만드는 문양

이화(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