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여행과 사진

경남 함안 여행(2023년 7월 27일)

물배(mulbae) 2023. 8. 3. 21:57

경남 咸安 여행(2023727)

 

 지루하던 장마가 끝나고 푹푹 찌는 폭염이 계속되는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집에만 있기엔 너무 답답하여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작년에 다녀왔던 함안 여행 때 가보지 못한 말아산 고분군과 꽃피는 시기를 조금 놓쳐 아쉬어 했던 연꽃테마파크 아라 홍련이 생각나서 咸安을 가기로 했다.

 구포역에서 1038분 출발하는 순천행 열차를 타고 함안역에 내리니 128, 아라가야역사순례길을 따라 無盡亭에 도착하여 인터넷에서 검색한데로 무진정돌짜장집에서 검은콩국수(1만원) 한 그릇으로 점심을 먹고 無盡亭을 둘러보았다. 매년 함안 낙화놀이(경남무형문화제33)가 열리는 연못이 있는 무진정, 아름드리 수양버들로 둘러싸인 연못가를 한 바퀴 돌아 경남무형문화재(158)로 지정된 조삼(생육신 조려선생의 손자)선생이 지었다는 정자 無盡亭과 선생을 기리는 종중제실인 괴산제, 연못 속에 있는 동산을 지나 연못가 도로변에 있는 부자쌍절각 등을 보고 성산산성 가는 길을 따라 산성으로 올라갔다.

 성산산성 하늘길이라 이름 붙여진 산성은 지금 한창 보수 중이고 나무가 없어 그늘도 없는 땡볕 길을 양산삼아 우산을 쓰고 터덜터덜 산길을 올라 남문지를 지나 서문지 표지판 옆 아라가야역사순례길 5코스 표지판을 따라 산성을 내려갔다. 수풀이 우거져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는 낯선 길이지만 군데군데 가는 곳마다 친절하게 표시된 안내판을 따라가니 벽산마을이 나왔다. 아직도 남아 있는 슬레이트 지붕을 가진 옛날 집과 새로 지은 집들이 섞여있는 시골마을, 담벼락엔 벽화가 드문드문 그려져 있고 타작을 위해 말리려고 세워둔 참깨, 허리 굽은 할머니가 참깨타작을 하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인 벽산마을을 지나 안내판을 따라 도동마을로 간다.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밭과 콩밭, 새파랗게 일렁이는 벼논 사이로 난 들판길을 따라가면서 어느 집 담벼락에 피어있는 상사화도 보고 주렁주렁 매달린 대추밭과 풋감이 달린 감밭을 지나 도로를 따라 한참 걸어가니 함안박물관이 나왔고 박물관을 지나 말아산 고분군이 나왔다. 벌초를 해서 깨끗하게 단장된 고분들이 밀집한 고분군이었지만 며칠 전에 본 경주 대릉원일대나 노동,노서동고분군, 대구 불로동고분군이나 김해 대성리 고분군과 비교할 때 생각보다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날씨가 더워서일지는 모르지만 이번 역사순례길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강추할 생각은 별로 없는 길이었다고 생각된다.

 고분군을 내려와 시내(한전 뒤)로 들어와서 편의점에 들러 음료스를 사서 먹으면서 주인에게 택시 콜을 부탁하여 택시를 타고 연꽃테마파크로 갔다. 꽃이 한창 많이 피어있는 시기는 약간은 지났지만 아직도 단지에는 많은 연꽃이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피어있고, 여느 연꽃과는 달리 키도 연잎도 크고 특히 꽃잎이 크고 색깔도 화려해 마치 초파일 燃燈을 연상하게 하는 아라 홍련이라는 이 연꽃은 볼 때마다 연꽃의 표본을 보는듯한 진짜연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마파크를 나와 다시 택시를 불러 함안역으로 와서 1906분 구포행 열차를 탔다. 더운 여름날의 하루여행이었다.

 

 

 

함안 낙화놀이가 열리는 무진정 연못

괴산제

말아산 고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