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밭골 가는 길, 장전동 '어울마당' 길 옆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 무릇을 보고 옛날에 썼던 '꽃 따로, 잎 따로'가 생각나 다시 올린다. 꽃 따로, 잎 따로 내가 세(貰)들어 살고 있는 이 집 정원에는 이름 모를 한 포기 꽃이 있습니다. 지난 가을 우리 가족이 이 집으로 이사를 한 지 약 4개월쯤 지났을까한 비 온 뒤의 어느 상쾌한 초가을 아침, 정원의 한 귀퉁이에 느닷없이 나타난 기다란 꽃대 위에 현란하게 피어있는 세 송이의 꽃을 발견하곤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런데 그 꽃 주위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당연히 있어야할 잎사귀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잎사귀가 없는 꽃이라니!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건 마치 허허한 모래벌판 위에 드문드문 꽂아 놓은 세 송이 조화(造花)마냥, 땅의 요정이 부린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