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日常에서

招待(馬山高 在釜 42會 同期會)

물배(mulbae) 2022. 6. 3. 20:00

                                      招待(재부 마산고 42회동기회)

  이렇게 불러줘서 너무 고맙다.

  2016년인가 383학년 3반 반창회를 마산에서 했는데 그 때 인사말을 할 때, 이렇게 招請하는 것은 80(그 때 내 나이 71)은 너무 늙었을 것이니까 77(喜壽)까지만 초청하라고 했었는데 지금 그 나이가 되고 보니 그 때 내가 말을 잘 못한 것 같다. 아직은 몇 년 더 초청만 하면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나하고 띠 동갑인 나의 고등학교 선배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세 가지 血緣, 地緣, 學緣 중에서 지금은 앞의 둘은 없어진지 오래고 마지막 學緣만 남았다고 하던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안 한다고 하거나 결혼을 해봐야 애는 낳지 않고 개만 끌어안고 사니 血緣은 반려동물에게 빼앗겨버렸고, 요새는 전부 아파트에 사니 이웃도 없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살며 특히 코로나로 전부 마스크를 끼고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니 얼굴도 모르고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 자존심과 공동심도 없으니 地緣이 어디 있느냐고, 그러나 자기가 졸업한 학교의 학연은 아직도 남아있다고 해서 共感을 얻었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옛날 五福(, :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 康寧 :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한 상태로 편안함, 攸好德 : 남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돕는 선행과 덕을 쌓는 복, 考終命)과는 달리 현대판 五福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 (), , , 를 현대의 五福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조금 설명을 하면 첫 번째 健康은 기본이고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릴 정도의 財産도 있어야 하지만 특히 친구가 많아야 하는데, 친구는 아무래도 어릴 적 학교친구가 최고라는 것을 내가 지금 實感하고 있다.

  나는 모임이 꽤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 고등학교 동기모임(경맥 462: 내가 졸업한 학교는 졸업회수와 출생년도가 같다)과 대학교 동기회(지손회 : 모임에 안 나오면 자기만 손해라고 이름을 지었다)가 가장 활성화 되어있다. 고등학교동기회는 매월 네 번째 금요일(오늘) 하는데 요즈음은 할 일이 없으니까 모임 때마다 전원참석하고 그것도 모자라 심심하면 번개모임을 하고 있다. 코로나가 극성을 부릴 때, 8개월만 쉬고 계속했으며 저녁 5시에 만나 저녁 먹고 커피숍에 앉아서 따따부따하는데도 그게 너무 재미있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한탄하고, 살아오면서 겪은 재미있었던 이야기나 학창시절 이야기 등 등

  아까 이야기한 건강문제인데 듣기 좋은 소리인진 몰라도 長壽는 친구의 수에 비례한다(미국의 누가 오랫동안 실험을 했다나 뭐라나)는 말도 있듯이 늙을수록 친구가 소중하다는 것은 살아보면 안다. 그래서 동기회도 자주하고 끼리끼리 자주 만나고 사소한 일에 기뻐하고 재미있게 살기를 바란다. 인생은 그냥 재미로 사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생 너무 희생하면서 살지 말고 행복도 나중으로 미루고 아끼지 말고(아낀다고 돈처럼 쌓이는 것이 아님) 그냥 즐겁게 살기 바란다.

                                                 2022527

*후기 : 졸업한지 39년도 넘은 옛날 제자들의 동기모임, 그것도 우리 반(3학년 6)은 한명 밖에 없고 나의 수업은 한 번도 듣지 않은 문과출신이 태반인 제자들의 모임에 담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초청받았던 것 자체가 偶然인지 必然인지는 몰라도 살다보면 일어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해진 因緣이라는 말 이외에 어떻게 설명할지를 몰라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술도 먹고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었는데 과분한 선물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하라 길래 내년 40주년 행사 때는 몰라도 다음에는 나를 부르지 마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