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사진 일기

봄의 통도사(서운암, 극락암) - 2021년 3월 28일

물배(mulbae) 2021. 4. 4. 16:50

★ 세상 천지가 벚꽃 만발이다. 어제 고등학교 동기(부산 462) 10명이 코로나로 延期되고 있는 정모 대신 야외 모임을 하기로 했다. 다른 모임과 마찬가지로 이 번 모임에서도 가이드 역할(가장 많이 쳐돌아 다닌 덕분에 얻은)은 어차피 나의 몫이다. 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 5번 출구에서 만나(11:00) 새로 만든 人道(도로 횡단)를 넘어 낙동강둑길을 따라 길 양쪽에 늘어선 벚꽃 터널 사이로 걷는 구포시장까지의 2시간 남짓의 낙동강벚꽃길(예년에는 사상구청에서 벚꽃축제를 했지만 작년부터 코로나로 모든 행사가 취소), 꽃 구경 나온 많은 사람들과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둑 길을 늙은 영감 열 명이 떼지어 다니는 것이 남들이 보기에는 볼썽사나운 일일지 몰라도 우리들 끼리는 항상 즐거운 이야기(옛날 학창시절 이야기나 별로 의미 없는 그냥 사는 이야기 등 아무말 대잔치)를 지껄이며 걷는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만 이런 길을 처음 걸어 보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고, 다음 기회에는 강 반대 편 하구언 둑길(강서구청역에서 대저생태공원, 맥도생태공원까지)도 함께 걸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걷다 보니 구포시장까지 걸어왔다. 시장 안에 있는 대명소머리국밥집에서 소머리국밥을 한 그릇 먹고 헤어져 집으로 오다가 무언가 허전하여 집 앞 마트에 들러 영탁 막걸리 2병을 사서 봄비 소리를 들으며 막♪걸♪리이 ↗↘한 잔~∼하고 잠자리에 든 후, 오늘 아침 일어나 움직이기가 싫어 빈둥거리는데, 하루도 가만있지 못하는 친구(어제 그렇게 많이 걸었는데도)의 "날씨가 너무 좋아 통도사에 가고 싶으니 안내 좀 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어거지에 못이겨 통도사에 갔다. 12시 45분(노포동에서 12:20 출발) 신평터미널에서 자가용을 타고 온 3명과 만나 짜장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통도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通度寺本堂을 둘러본 후, 금낭화를 보러 서운암(아직 금낭화가 덜 핌)에 들렀다가 極樂庵에 갔다. 역시 극락암의 봄 풍경은 좋았다. 極樂影池와 虹橋 옆에 있는 두 그루의 늙은 벚나무, 뭉실뭉실 뭉쳐친 만개한 벚꽃(이 때까지 본 벚꽃 중에 가장 아름답다는 친구들의 말)너머로 가까이에는 암자를 둘러싼 대나무 숲과 그 뒤로 둘러싼 푸르른 소나무 숲, 멀리는 병풍처럼 둘러싼 영축능선이 비 온 뒤의 청명한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폭의 산수화를 이루고 있었다. 통도사를 구경한 후 작천정 벚꽃을 보러 가기로 하고 가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냥 통과하여 언양 친구집에 갔다. 친구집에서 조금 놀다가 5명이 언양시장 원조할매소머리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씩을 먹고 나는 노포동행 시외버스로 歸家, 봄 나들이, 봄 꽃 구경 잘했다.   

 

능수벚꽃

 

모과나무와 금낭화(서운암)

호쾌대활(추사 김정희 글씨)

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