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생활/길따라(산과 들, 해파랑길)

걸어서 간절곶 소망길속으로(2024년 6월 23일)

물배(mulbae) 2024. 6. 28. 15:05

간절곶 소망길을 걷다(2024년 6월 23일)
 
 해파랑길을 걷다보면 지자체에서 경치가 좋거나 이름 있는 名所에는 자기 동네 이름을 걸고 만들어진 길이 많이 있다. 내가 걸은 길만해도 ‘부산 갈맷길(해파랑길 부산구간 01-03코스)’, ‘간절곶 소망길(울산구간, 04코스)’, ‘양남 주상절리파도소리길(경주구간 10코스)’ '감포 깍지길(경주구간 11-12코스)', ‘호미곶 해안반도둘레길’(포항구간 15-16코스)‘, '영덕 블루로드(영덕구간 19-23코스)' 등이 있다. 
 
  해파랑길 전체를 완보하기에는 너무 무리일 것 같아 옛날에 걸었던 길이지만 기억에 남는 길을 골라 다시 한 번 걷고 싶어 첫 번째로 결정한 곳이 ‘길을 걸으면 만난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간절곶 소망길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새해 소망을 바라며 해맞이 장소로 이름난 곳이 간절곶이다. 이러한 간절곶의 명칭을 넣어 만든 '간절곶 소망길'은 울산을 기점으로 진하 명선도에서 시작하여 서생 신암항까지 10km의 남쪽 해안선을 따라 가는 해변 길을 말한다. 또, 이 길을 다시 ‘연인의 길’ ‘낭만의 길’ '소망의 길' ’'사랑의 길' '행복의 길’이라는 명칭을 붙인 5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각 구간마다 이야기 거리(스토리텔링)를 붙여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진 걷기 좋은 길이다. 
 
 옛날 해파랑길 4코스를 걸었을 때를 기억하여 동해선을 타서  서생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 앞 버스정류소로 가니 바로 울산 715번 버스가 들어왔다. 서둘러 버스를 타서 나사리에서 내려 나사벽화마을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나사해수욕장을저쳐  나사등대와 떡바우를 지나 해안 데크 길을 따라 평동항으로 갔다.
 배가 고파 주위를살피다가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세숫대야 칡 냉면"이라는 간판이 붙은 식당에서 비빔냉면 한 그릇을 먹고 간절곶으로 갔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고(?) 해서 새해가 되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간절곶이지만 지금은 어중간한 시기라 그런지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았다. 언덕에 세워진 카보다호카 돌탑 모형을 보며 옛날 스페인-포르투갈 여행 중 리스본 호카 곶 관광 때 본 카보다로카 톨탑이 생각났다. 유럽대륙의 가장 서쪽 끝으로 이름 난 호카 곶, 명성에 비해 볼 것도 별로 없었고 넓은 언덕에 그날따라 바람이 심하게 불어 오래 머물지 못했던 옛날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간절곶등대와 소망 우체통, 놀이공원 등을 둘러보고 해파랑길과 소망길 표지판을 따라 해안길을 따라갔다.

 중머리 끝, 소머리 밀회라 불리는 절벽해안 데크 길은 곳곳에 "추락 주의"라는 경고판이 붙어 있고, 전번에 욌을 때(그때는 처음 만들었을 때라 데크도 깨끗했고 길도 좋았다)와는 달리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아 데크에 낙엽도 쌓여있고 길도 스산했다. 처음 왔을 때는 이 길이 너무 좋아 친구들에게 소개도 많이 시켜 주었었는데 지금은 별로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데크 길을 내려오면 송정항 작은 마을이 나오고 조금 가면 송정공원이 나온다. 그늘이 없는 해변 길을 조금 따라가면 솔개공원이 나오고 벤치에서 해무 낀 바다 전망을 바라보며 물 한 잔 마시고 솔개해수욕장으로 간다. 해수옥장을 지나면 연결되는 해변 길, 신랑각시바위를 비롯한 전망 좋은 해변을 따라 대바위공원으로 갔다. 전망대에 올라 날씨가 흐려 해무가 낀 바위섬을 바라보며 사진 한 컷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종착지인 진하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으로 이름이 나지 않아 찾는 사람들도 별로 없던 시절, 일부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출입이 통제되었으나 일망무제의 넓고 긴 깨끗한 모래사장이 펼쳐져서 참으로 아름답다라고 느껴졌던 옛날 풍경은 사라지고 해수욕장으로 화려하게 변해버린 진하 해수욕장을 거쳐 명선도로 갔다.

  70년대 초 남창고등학교에서 근무 시절의 어느 여름날, 수영선수 출신인 체육선생과 진하해수욕장에 갔었다. 때마침 바닷길이 열려 명선도에 가서 정신없이 놀다가 보니 물이 차서 바다길이 끊겨서 할 수없이 헤엄을 쳐서 나오게 되었다. 수영을 잘하는 그 체육선생은 옷을 머리에 혁대로 묶고 먼저 나가버리고 수영이 미숙(헤엄 수준)한 나는 힘에부쳐 중간에 있는 작은 바위에서 숨을 고르고 쉬다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발바닥에 섬뜩한 감각이 왔다. 나와서 보니 바위에 붙은 담치 조개껍질에 발바닥이 심하게 상처가 나서 가게에서 사 온 소주로 소독했던 그 추억서린 명선도를 이번에는 운 좋게도 물길이 열려 걸어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때는 끝없이 길고 넓은 백사장에는 여름인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어 수영복이 없어 팬티를 벗고 들어갔으며 바다에 들어가 트위스트를 추면 발밑에 밟인 커다란 백합조개를 물밑에서 건져 올릴 수 있던 시절이었고 울산에 공단이 만들어지기 전이라 공기와 물이 너무 깨끗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 후 온산공단, 현대중공업이 들어섰고 ---
 
* 경로 : 동해선 서생역 - 울산 715번 버스 - 나사리 - 나사해수욕장 - 나사등대 - 떡바우 - 평동항 - 간절곶(카보다호카, 간절곶 등대, 소망우체통, 조각공원, 놀이공원 등) - 중머리 끝 - 소머리 밀회 - 송정항 - 송정공원 - 솔개공원 - 솔개해수욕장 - 신랑각시바위 - 대바위공원 - 진하해수욕장 - 명선도 - 715번 버스 - 남창(옹기종기장날, 3,8 오일장) - 동해선
 

간절곶 소망길

나사리

나사해수욕장

나사등대

떡바우

평동항

카보다호카(스페인, 포르투칼 여행 때 바람이 무척 불어 날려갈 뻔한 곳) 

간절곶 등대

소망 우체통

중머리 끝

솔개공원

해무가 낀---

신랑각시바위

대바위공원

진하해수욕장

추억의 명선도

어디를 가나 까마귀가 극성(명선도 전망대) 

해파랑길 4-5코스

남창 옹기종기장

명선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