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홍매화(2025년 4월 3일)
꽃 피는 시기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먼 곳을 가는 것은 다른 일정도 맞추어야하기에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홍매화가 절정인 시기를 맞추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고 화엄사를 찾았으나 막상 가니 조금 시기를 놓쳤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아직 꽃이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겁기도 하고 귀찮아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카메라, 촬영방법도 생각나지 않아 사용설명서를 끄집어내어 읽어보고 배터리도 충전해서 오랜만에 카메라를 메고 나섰다.
사상터미널에서 하루에 4번 운행하는 화엄사행 버스(10:00 출발)를 타고 진교, 하동, 화개, 구례를 거쳐 화엄사 종점에 도착하니 13시 30분, 장장 3시간 30분 동안 지루한 여행이었다.
화엄사 입구 주차장에서 화엄사까지 3km,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은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가다가 붙어 있는 “사사자 삼층 석탑 이야기‘ ’장죽전 차 시배지‘ ’ 화엄 석경 이야기‘ 등을 꼼꼼히 읽어 보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걷다보니 어느새 화엄사에 도착했다.
화엄사에는 오늘따라 유난히 단체 관광객이 많았다. 특히 검붉기로 유명한 紅梅花(화엄매, 각황매, 장육매)가 있는 각황전 附近에는 寫眞을 찍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 속에 겨우 비집고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었다.
언제봐도 웅장한 覺皇殿, 보물인 대웅전 등을 보고 사사자 삼층석탑이 있는 孝臺로 올라갔다. 신라시대에 만든 四獅子三層石塔과 石燈(국보)은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의 어머니에 대한 孝心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전설을 뒷받침 하듯 삼층석탑 안에는 네 마리의 사자상 사이로 중앙에 서 있는 사람은 어머니, 석등을 받치고 있는 승상은 연기조사라고 한다.
삼층석탑을 보고 돌계단을 내려와 보니 단체관광객이 많이 가버리고 한산해져서 다시 한 번 홍매화를 찍고 화엄사 들매화가 있다는 구층암으로 갔다. 홍매화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엄사들매화는 아쉽게도 모두 지고 없었다. 구층암 천불보전 앞에 있는 줄기가 예술적인 오래된 모과나무와 암자 밖에 있는 능수매화만 찍고 화엄사를 나왔다.
화엄사 주차장에서 부산까지 가는 막차는 18시 10분 출발, 시간이 많이 남아서 연기암을 갈까하고 망설이다가 산길 2km는 무리일 것 같아 포기하고 천천히 내려 왔다. 화엄석경 파편이 보관된 화엄석경관도 둘러보고, 장죽전 차 시배지도 들르고 산문 입구에 세워진 大華嚴聖地라고 새겨진 돌비석 뒷면, 心無罣礙(심무괘애)의 뜻도 찾아보며 화엄사 입구 주차장에서 약 40분 기다렸다가 버스를 탔다. 올 때도 승객인 나뿐이었는데 갈 때도 승객은 나 홀로였다. 다만 현금 대신 교통카드로 결재가 가능해서 좋았고, 올 때는 화개에서 쌍계사 십리벚꽃 구경 온 사람들로 부산까지 오는 승객이 조금 있었다. 4년 전(2021년 3월 8일)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때, 화엄사를 거쳐 구례산수유마을을 다녀올 때 승객은 나 홀로였던 여행이 생각났다.
* 心無罣礙(심무괘애) : 마음에 거리낌이 없다.
罣(걸 괘, 걸다. 마음에 걸리다. 거리끼다), 礙(거리낄 애, 碍자와 동일)
* 금강심론의 卍德頌
四心無量 四界無邊, 心無罣碍 實性圓融
* 十如是 : 如是相, 如是性, 如是體, 등 등
화엄사 홍매화















각황전(국보)



구층암




★ 폰 사진도 함께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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